하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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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줄거리
17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의 젊은 학자인 '나'는 나폴리로 향하던 배가 오스만 제국 함대에 나포되면서 이스탄불로 끌려가 노예로 팔리는 처지가 돼요. 그를 사들인 사람은 '호자'라는 오스만 학자인데, 공교롭게도 얼굴 생김새가 '나'와 거의 똑같아서 둘은 서로를 마주 볼 때마다 기묘한 위화감을 느끼죠. 호자는 서양의 과학·의학·천문학 지식에 목말라 있고, '나'가 가진 학문적 지식을 흡수하려 그를 곁에 두고 온갖 것을 캐묻고 배우기 시작해요. 두 사람은 페스트가 도는 이스탄불에서, 또 술탄을 위한 신무기 개발이라는 국가적 과업 속에서 점점 더 밀착된 관계로 얽혀들어가고, 지식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의 기억과 습관, 정체성마저 조금씩 뒤섞이기 시작해요. 정복자와 노예, 스승과 제자라는 위계가 흐려지면서 '나는 누구이고 저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소설 전체를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긴장으로 자라나요. 이야기는 두 사람이 함께 '하얀 성'이라 불리는 폴란드 요새 공략전에 나서는 데까지 이어지면서, 동양과 서양, 나와 타자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물어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국면으로 나아가요.
- 자아 정체성과 타자
- 동양과 서양의 마주침
- 지식과 권력의 관계
- 닮음과 뒤바뀜
출판사 소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묵의 대표작 『하얀 성』. 동양과 서양이 서로 마주보는 도시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나는 왜 나인가?'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물음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다. 17세기, 베네치아에 살던 젊은 학자 '나'는 나폴리로 향하던 중 타고 있던 배가 오스만 제국 함대에 잡히면서 이스탄불에서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 '나'를 노예로 삼은 사람은 호자라는 남자로, 놀랍게도 외모가 '나'와 아주 닮았지만 오직 '나'가 가진 학문적 지식
작가
오르한 파묵 튀르키예의 작가
오르한 파묵은 1952년 이스탄불에서 태어난 튀르키예의 대표 소설가로, 2006년 튀르키예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컬럼비아 대학교 비교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그의 작품들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특징을 띠면서도 동서양의 문화 충돌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하얀 성』, 『나의 이름은 빨강』, 『눈』 등 여러 대표작이 58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있으며, 그는 2005년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언제, 어떻게 쓰였나
오르한 파묵이 1990년에 출간한 소설로, 튀르키예 문학사에서 그의 국제적 위상을 확립한 작품입니다. 17세기 오스만 제국의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파묵이 동양과 서양의 만남, 정체성의 불확실성이라는 주제로 몰두하던 시기에 완성되었습니다.
그때의 배경
냉전 종식 이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던 1990년대 초, 튀르키예 작가들이 국제 문학계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때입니다. 이스탄불이라는 역사적 도시를 무대로 문명 간의 경계를 탐구하려는 시도는 당시 세계 문학의 흐름과도 맞아떨어졌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 작품은 파묵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으며, 국제 문학상을 다수 수상하면서 그를 세계 무대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인공과 호자라는 두 인물 간의 얽히고설킨 정체성, 학문과 경험의 대립, 동양과 서양의 상충하는 가치관을 중층적으로 탐구함으로써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단순한 철학적 문제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린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정체성의 유동성,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고전으로 읽힙니다.
뒷이야기
✦ 『하얀 성』은 17세기 베네치아인 학자와 오스만 제국의 노예라는 설정으로, 파묵이 이스탄불의 동서양 교차 위치라는 도시적 정체성을 문학으로 표현하려던 의도가 담긴 작품입니다.
✦ 파묵은 노벨상 수상 당시 튀르키예 정부로부터 '튀르키예를 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그의 작품은 국제적으로 튀르키예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파묵은 노벨상을 받은 가장 젊은 작가 2명 중 한 명이며, 그의 책들이 국제적으로 광범위하게 번역되면서 튀르키예 문학을 세계 무대에 올려놓은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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