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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 표지

명인

가와바타 야스나리

민음사 · 2023 · 세계문학전집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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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줄거리

1938년 일본,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던 혼인보 슈사이 명인이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공식 대국에 나섭니다. 상대는 젊고 냉철한 신예 기사 오타케이며, 이 한 판의 승부는 무려 여섯 달에 걸쳐 느리게 진행됩니다. 신문사 기자로 대국장 곁을 지키는 우라카미의 눈을 통해, 독자는 바둑판 위에서 벌어지는 수싸움뿐 아니라 늙은 명인의 몸과 자존심이 서서히 소모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됩니다. 하나의 시대가 저물고 다른 시대가 열리는 순간을, 작가는 소설도 아니고 관전기도 아닌 독특한 문체로 담아냅니다. 대국은 계속되지만, 그 안에서 명인과 젊은 도전자,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화자의 심리가 미묘하게 얽혀가며 이야기는 조용히 깊어집니다.

출판사 소개

▶ 『명인』은 소설이라기엔 기록 요소가 많고, 기록이라기엔 소설 요소가 많다. 기사의 심리에 대해서는 모두 나의 추측이다. 이를 당사자에게 물어본 것은 하나도 없다. 날씨 묘사 하나를 들더라도, 역시 나의 소설이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 명인에게 바둑은 단순히 흰 돌과 검은 돌이 겨루는 경기를 넘어, 숭고한 미적 가치를 지닌 기예이자 정교하게 구축된 예술품이다. ─ 유숙자(「작품 해설」에서) 일본 바둑계의 전설 혼인보(本因坊) 슈사이 명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일본의 소설가 (1899~1972)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는 오사카에서 태어나 도쿄제국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한 일본 현대문학의 거장입니다. 섬세한 감각과 동양적 미의식으로 일본 문학을 국제무대에 올려놓았으며, 196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설국』 『천천히 내려앉는 오후』 등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작품들로 알려져 있는데, 『명인』은 그가 바둑이라는 전통 기예의 심연을 소설로 깊이 있게 탐구한 드문 사례입니다.

언제, 어떻게 쓰였나

1938년부터 1939년에 걸쳐 실제로 펼쳐진 혼인보 슈사이 명인의 은퇴 기념 대국을 목격하며 가와바타가 써내려간 작품입니다. 1938년 6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약 6개월간 진행된 이 대국을, 작가는 신문사 위촉으로 현장에서 관전하며 기록하고 창작한 독특한 형태의 텍스트를 남겼습니다.

그때의 배경

1930년대 후반 일본 문화계에서 전통 예술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던 시기였습니다. 바둑은 동아시아의 정신문화를 대표하는 예술로 여겨졌으며, 혼인보 슈사이는 일본 바둑계의 최고 권위자로서 그의 은퇴는 국가적 관심사였어요. 가와바타는 모더니즘 소설가로 활동하던 중 이 대국의 기록 문학화라는 독특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왜 중요한가

『명인』은 소설과 기록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추상적인 정신의 대결을 언어로 형상화한 매우 독창적인 작품입니다. 바둑의 흑백 돌이 벌이는 싸움 속에서 일본의 미학과 정신성을 탐구한 이 작품은 가와바타 문학의 특징인 '숭고함'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술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바둑이라는 낯선 소재를 통해 인간의 심연과 예술의 본질에 접근한 점에서 세계 문학사적으로도 주목받습니다.

뒷이야기

✦ 이 소설의 바탕이 된 대국은 1938년 실제로 있었던 일본 바둑계의 역사적 사건으로, 당시 혼인보 슈사이 명인이 은퇴를 앞두고 젊은 기타니 미노루와 벌인 공식 대국이며, 가와바타는 이 대국을 직접 관전하고 기록했습니다.

✦ 가와바타는 출판사 소개글에서 '이는 소설이라기엔 기록 요소가 많고, 기록이라기엔 소설 요소가 많다'고 명시하며, 기사의 내적 심리와 풍경 묘사는 모두 자신의 추측과 상상의 결과임을 밝혔습니다.

✦ 작품 속 현재 선수 오타케(大竹)는 실제 인물 기타니 미노루를 모델로 한 것이며, 가와바타 자신의 분신인 우라카미라는 관전자가 소설을 이끌어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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