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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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줄거리
이야기는 특별할 것 없는 어느 도시의 아파트, 평범한 부부의 침실에서 시작돼요. 새벽 4시 3분,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구급차가 들이닥쳐서 멀쩌히 잠들어 있던 아내를 강제로 실어가 버리고, 남자인 '나'만 홀로 남겨져요. 병도 없고 사고도 없었는데 아내가 사라졌다는 사실 앞에서 남자는 그녀를 찾기 위해 구급차가 향한 거대한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죠. 그런데 그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라기보다 온갖 감시 장치와 녹음테이프, 기묘한 인물들이 뒤섞인 미로 같은 조직이에요. 남자는 그 안에서 관리자, 반인반수 같은 존재, 성적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과 얽히며 점점 더 깊이 병원의 논리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아내를 찾으려는 목적 자체가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해요. 아베 코보 특유의 건조하고 냉정한 문체로, 일상이 순식간에 낯설고 통제 불가능한 세계로 뒤바뀌는 과정을 따라가게 되는 소설이에요.
- 감시와 권력 구조
- 실종과 부재
- 관음증적 욕망
- 병원이라는 미로 같은 제도
출판사 소개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일본의 카프카’ 아베 코보의 대표작 『밀회』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실종’과 ‘감시’의 모티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불안과 인간의 실존적 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 “약자에 대한 사랑에는 늘 살의가 담겨 있다.” 어느 날 새벽 4시 3분, 갑자기 부부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 구급차가 와서 자고 있던 남자의 아내를 강제로 싣고 어디론가 가 버린다. 남자(‘나’)는 아내를 찾아내기 위해 수소문
작가
Kobo Abe
아베 코보(1924~1993)는 도쿄 출생 만주 성장으로 식민지 경험을 안고 있던 작가예요. 도쿄대 화학과를 졸업했지만 문학으로 방향을 틀어 전후 일본 문학의 거장이 되었어요. 카프카처럼 부조리하고 어두운 세계를 그리되, 관료제와 감시 사회에 대한 독특한 통찰을 보여줍니다. 연극·영화·소설을 넘나들며 활동했고, 말년에는 실험적 연극집단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어요.
언제, 어떻게 쓰였나
아베 코보는 1960년대 초반 전후 일본의 사회적 불안과 개인의 소외를 예민하게 포착하던 시기에 이 작품을 썼어요. 갑작스러운 실종이라는 사건을 통해 현대인이 맞닥뜨리는 실존적 불안을 탐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때의 배경
1960년대 일본은 고도 성장기로 접어들면서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시점이었어요. 이 과정에서 개인은 거대한 체제의 부품으로 전락하고, 국가와 제도의 감시 아래 놓인다는 불안감이 지식인 사회에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아베 코보는 이러한 시대 정신을 초현실적이고 기계적인 사건들로 구체화했어요.
왜 중요한가
『밀회』는 개인이 소속된 사회 체제 속에서 얼마나 무력하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알레고리로 읽혀왔어요. 가족, 신원, 일상의 모든 것이 불가해한 권력 앞에서 무너지는 과정은 전체주의 사회의 공포를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현대 관료제 사회 전반의 문제를 포착합니다. 오늘날에도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추적 기술, 신원 도용 등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불안을 읽어내는 독자들이 계속 있어요.
뒷이야기
✦ 『밀회』는 1958년 발표 당시 아베 코보의 문학적 전환점이 되었는데, 이후 그는 '벽'이나 '모래 여자' 같은 더욱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장편들을 완성했어요.
✦ 아베 코보는 무명시대에 아르바이트로 여러 직업을 전전했는데, 그 경험이 『밀회』에서 주인공이 직업을 잃고 사회에서 밀려나는 상황의 생생함으로 이어졌어요.
✦ 그의 소설들은 일본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무명의 개인이 거대한 시스템에 의해 존재를 부정당하는 주제는 냉전 시대 전 세계 지식인들의 실존적 불안을 대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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