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민음사 세계문학 고전
히로시마 내 사랑 표지

히로시마 내 사랑

마르그리트 뒤라스

민음사 · 2017 · 세계문학전집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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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줄거리

때는 전쟁이 끝난 지 십여 년 지난 히로시마, 원폭의 상흔이 아직 도시 곳곳에 남아 있던 시절이에요. 평화를 소재로 한 영화 촬영을 위해 이곳에 온 프랑스 여배우는 하룻밤 사이 한 일본인 남자와 강렬하게 얽히게 됩니다. 두 사람은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서로의 몸을 통해 짧고 뜨거운 관계를 이어가는데, 그 와중에 여자의 머릿속에는 프랑스 느베르에서 겪었던 오래된 사랑과 그로 인한 고통스러운 기억이 자꾸만 겹쳐 떠올라요. 히로시마라는 도시가 짊어진 거대한 파괴의 기억과, 한 개인이 감추어온 사적인 상처가 서로를 비추듯 뒤섞이면서, 두 사람의 하룻밤은 단순한 정사 이상의 무게를 갖게 됩니다. 대화는 계속되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오히려 지나간 시간의 그림자가 더 짙게 드러나고,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과 헤어짐이 예정된 순간이 동시에 진행되는 기이한 긴장 속에서 이야기가 흘러가요. 뒤라스 특유의 반복되고 끊어지는 대사들이 이 만남의 시간을 마치 꿈처럼, 혹은 심문처럼 그려냅니다.

출판사 소개

『히로시마 내 사랑』의 첫 장면은 원자 폭탄 투하로 생긴 버섯구름으로 시작되고, 이어서 두 벗은 어깨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로 끌어안은 두 어깨는 사랑의 행위에 몰두한 몸인지 죽음으로 향하는 고통에 사로잡힌 몸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은 이 장면은 작품 내내 독자의 판단을 좌우한다.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 그들은 새로 시작되는 사랑과 바로 눈앞에 다가온 이별 사이에서 갈등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개인의 과거와 비극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는 프랑스-인도차이나 태생의 작가이자 영화 감독으로,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소설과 희곡, 시나리오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작품 활동을 했으며, 특히 감정과 욕망의 심층을 탐구하는 문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쟁의 상처, 사랑과 죽음, 기억의 불명확성 같은 주제를 반복해서 다뤘고, 영화와 문학의 경계를 허물려는 시도로 주목받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쓰였나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1959년 알랭 레네 감독의 영화 작업을 위해 각본으로 썼습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14년 뒤, 전후의 트라우마와 사랑의 불가능성이라는 주제를 영상으로 구현하고자 했던 레네와의 협력 결과물입니다.

그때의 배경

1950년대 후반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 운동이 활발하던 시기, 전 세계가 냉전의 심화 속에서 핵 공포와 전쟁의 기억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때였습니다. 개인의 사적 감정과 역사적 비극을 접목시키는 실험적 서술 방식이 문학과 영화에서 모두 시도되고 있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 작품은 개인의 에로티즘과 역사적 비극을 겹겹이 짜낸 독특한 형식으로, 사랑과 죽음,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탐구하는 뒤라스의 문학적 관심사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영화로 먼저 세상에 나왔으나 이후 텍스트로도 출간되어, 지금까지 20세기 전쟁 문학과 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트라우마의 세대 간 전승과 불가능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계속 읽혀오고 있습니다.

뒷이야기

✦ 이 작품은 원래 프랑스 영화감독 알랭 레네의 영화 프로젝트였고, 뒤라스가 각본을 썼는데, 영화 개봉 후 그녀는 같은 제목의 소설과 극본 버전을 직접 펴냈습니다.

✦ 영화 속 히로시마는 원자폭탄 투하라는 역사적 비극과 만남과 이별이라는 개인적 비극을 겹쳐놓는 장치로, 집단의 기억과 개인의 기억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묻는 뒤라스식 질문입니다.

✦ 뒤라스는 베트남에서 식민지 시대를 보냈던 경험이 그의 문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는데, 이 작품 역시 아시아에 대한 강렬한 애정과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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