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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성 표지

향성

나탈리 사로트

민음사 · 2025 · 세계문학전집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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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줄거리

이 작품은 193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하지만, 하나의 줄거리를 따라가는 전통적인 소설이 아니라 짧은 산문 조각들을 이어 붙인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름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익명의 인물들로, 카페에 앉은 노부인, 산책을 나온 가족, 손님을 맞이하는 부부처럼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의 순간 속에 놓여 있어요. 사로트는 이들의 겉으로 드러나는 대화나 행동보다, 그 아래에서 순간적으로 일렁이는 미세한 감정의 움직임—식물이 빛을 향해 구부러지듯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심리적 반응, 즉 '향성(tropisme)'—을 포착하는 데 집중해요. 각 장은 독립적인 스케치처럼 펼쳐지며, 인물들 사이의 긴장, 불안, 경멸, 애착 같은 감정이 말이 되어 나오기 직전의 아주 짧은 순간에 멈춰 서서 관찰돼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사건이 쌓이기보다는, 이런 미세한 떨림들이 반복되고 변주되며 인간 심리의 표면 아래 숨겨진 층위를 점점 더 세밀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전개돼요.

출판사 소개

►재치 있고 형식적으로 완벽한 작품. -《가디언≫ ►나탈리 사로트는 『향성』을 통해 발자크적 세계관을 해체하고, 인물의 내적 충동에 주목한 최초의 작가다. -알랭 로브그리예 ►나탈리 사로트는 『향성』을 통해 현대 소설을 쇄신할 중요한 질문을 제기했다. -수전 손택 ►사로트는 전통적 인물의 “매끈하고 단단한 표면”을 깨고, 자아의 소우주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련의 떨림을 발견했다. -한나 아렌트 누보로망(새로운 소설)의 탄생을 견인하고

작가

나탈리 사로트 러시아계 프랑스 소설가, 극작가

나탈리 사로트(1900~1999)는 러시아 태생으로 어린 시절 프랑스로 이주해 파리에서 활동한 프랑스 작가입니다. 법학과 심리학을 공부한 그는 1950년대부터 누보로망(새로운 소설) 운동의 선봉에 서서 기존 소설의 전형을 거부하고 인간의 무의식적 미세감정과 심리의 흐름을 포착하는 새로운 형식을 개척했습니다. 『향성』은 이러한 혁신의 대표작이자, 알랭 로브그리예나 미셸 뷔토르 같은 동시대 작가들과 함께 20세기 소설의 경계를 재설정한 작품입니다.

언제, 어떻게 쓰였나

나탈리 사로트가 1956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입니다. 사로트는 1950년대 중반 누보로망 운동이 한창 펼쳐질 때, 전통적 소설 형식에 저항하며 인물의 내적 미시 운동을 포착하는 새로운 서사 기법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그 시도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그때의 배경

1950년대 프랑스 문학은 발자크적 사실주의와 심리 소설의 전통에서 벗어나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누보로망(새로운 소설)의 주요 작가들—알랭 로브그리예, 미셸 부토르, 사로트 등—은 인물의 명확한 성격 묘사, 인과적 플롯, 서술자의 전지적 관점을 거부하고, 감각적 지각과 무의식적 움직임에 집중하는 형식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향성』은 누보로망 운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소설에서 '인물'이란 무엇인가를 근본적으로 질문합니다. 전통적 인물상의 단단한 외형을 벗겨내고, 언어 아래서 일어나는 미세한 심리의 진동과 타인과의 상호 작용 속 무의식적 충동을 문학적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이 작품 이후 소설 형식은 더 이상 명확한 플롯과 성격 묘사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었으며, 현대 소설의 미학적 경계를 크게 확장했습니다.

뒷이야기

✦ 『향성』의 제목은 원래 프랑스어로 '트로피스무스'(Tropisme)인데, 이는 식물이 빛을 향해 자라는 현상에서 비유한 것으로 인간의 무의식적 심리 움직임을 가리킵니다.

✦ 나탈리 사로트는 변호사로도 활동했으며 1939년 독일 점령 전까지 파리에서 법적 저술을 병행했는데, 이 경험이 인간관계의 미묘한 권력 관계를 포착하는 그의 문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 사로트는 『향성』으로 전후 문학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누보로망의 이론가이자 비평가인 로브그리예가 그의 작품을 격찬하면서 프랑스 현대소설사에서 핵심적 지위를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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