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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oz: Harold en Italie 음반 표지

이탈리아의 해럴드

엑토르 베를리오즈 · Harold en Italie, H.68, op. 16

갈래
관현악
편성
비올라와 관현악
작곡
1834년 · 낭만
길이
42분
작품 번호
Op.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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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에 대하여

비올라를 중심에 둔 관현악곡이지만, 협주곡처럼 비올라가 기교를 뽐내며 관현악과 경쟁하는 곡은 아니에요. 비올라는 바이런의 시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에서 따온 '해럴드'라는 인물을 상징하는 선율을 들려주면서, 이탈리아 곳곳의 풍경을 바라보는 방관자처럼 네 악장 내내 등장해요. 전체적으로 4악장 구성이며, 관현악이 그려내는 풍경 위로 비올라의 고정 선율(이데 픽스— 곡 전체에 되풀이되며 특정 인물이나 이미지를 가리키는 선율)이 겹쳐지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산속의 평온함에서 시작해 순례자들의 행렬, 세레나데, 그리고 마지막에는 산적들의 떠들썩한 소동으로 마무리되는 극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어요. 표제음악(이야기나 그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음악으로 묘사하는 곡)답게, 음악을 들으며 풍경과 인물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만드는 곡이에요.

듣는 포인트

  1. 1악장 '산중의 해럴드, 우수와 행복과 기쁨의 장면들'에서는 저음현과 관악기가 어둡고 무거운 서주를 열고, 이후 비올라가 등장해 해럴드를 상징하는 선율을 조용히 노래해요. 이 선율은 이후 악장에서도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이데 픽스'예요.
  2. 2악장 '저녁 기도를 노래하는 순례자들의 행진'에서는 저음 현악기의 또박또박한 발걸음 같은 리듬 위로 관악기가 성가풍 선율을 쌓아 올리며 행렬이 다가왔다 멀어지는 느낌을 그려요. 비올라는 이 경건한 풍경을 바라보듯 자기 선율을 얹어요.
  3. 3악장 '산속 남자가 연인에게 부르는 세레나데'에서는 목관악기가 민요풍의 소박한 춤곡 선율을 주고받고, 비올라의 해럴드 주제가 그 위에 겹쳐지며 두 개의 서로 다른 음악이 동시에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줘요.
  4. 4악장 '산적들의 소동'에서는 앞선 세 악장의 주요 선율들이 짧게 회상되듯 스쳐 지나간 뒤, 거칠고 격렬한 관현악의 총주가 몰아치며 산적들의 소란스러운 장면을 그려내요. 이 대목에서 비올라는 점점 관현악의 흐름 속에 묻혀가는 듯한 인상을 줘요.

언제, 어떻게 쓰였나

베를리오즈가 파가니니의 의뢰로 비올라를 위한 곡을 구상하다가, 바이런의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에서 영감을 얻어 쓴 곡이에요. 파가니니가 기대했던 화려한 비올라 협주곡과는 다른 성격의 곡이 되어, 정작 파가니니 본인은 이 곡을 연주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왜 중요한가

비올라를 단순한 독주 악기로 내세우기보다, 하나의 '관찰자' 혹은 '인물'로 삼아 관현악과 대화하게 만든 독특한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표제음악과 이데 픽스 기법을 발전시킨 베를리오즈의 작곡 어법을 잘 보여주는 곡으로, 오늘날에도 비올라 레퍼토리 가운데 비중 있게 다뤄지는 작품이에요.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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