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신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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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줄거리
태평양 전쟁 말기, 학병으로 끌려가 중국 전선에 배치되었던 '나'는 전쟁의 광기 속에서 탈출을 감행하고, 정처 없이 떠돌다 한 중국 절에 숨어들게 돼요. 그 절 금불각에는 다른 불상들과는 확연히 다른, 사람의 형상을 그대로 간직한 등신불이 모셔져 있는데, '나'는 그 기이하고도 처연한 형상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아요. 절의 노스님에게서 이 불상이 실은 오래전 실존했던 한 승려가 자신의 몸을 불살라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나'는 소신공양이라는 극단적 구도의 길을 택해야 했던 한 인간의 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요. 그 사연에는 이복형제 사이의 얽힌 갈등과 깊은 업보가 자리하고 있고, 전쟁이라는 폭력적 현실 속에 놓인 '나'의 처지와도 묘하게 겹쳐지며 이야기는 점점 깊어져요. 김동리 특유의 절제된 문체로, 한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서 택한 선택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 소신공양과 구도의 의미
- 전쟁 속 인간의 존엄
- 형제 갈등과 업보
- 한국적 원형과 불교적 세계관
출판사 소개
중·단편들 가운데 아홉 편을 뽑아 수록하였다. 김동리의 소설은 모든 작품이 일정 수준의 작품성을 갖추었다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이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에서는 김동리만의 탁월한 문체, 빈틈없는 구성, 인상적인 인물 창조,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표제작 「등신불」에서는 한국적 전통의 세계를 통해 초일상적이고 원형적 차원을 탐구하는 경향과 사회 현실의 문제에 대한 작가적 인식을 탁월하게 접목시키고 있다. 근대·반근대·탈근대
작가
김동리 대한민국의 시인 겸 소설가 (1913–1995)
김동리(1913~1995)는 경북 출신의 소설가로,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전통과 현대성의 충돌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가입니다. 1930년대부터 창작 활동을 시작해 해방 이후 한국문학의 중심인물로 활동했으며, 특히 한국적 정서와 철학적 사유를 문학에 녹여내는 데 탁월했습니다. 불교 사상과 전통 윤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를 현대의 사회적 문제와 맞닿게 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루었고, 여러 차례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단편문학의 거장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쓰였나
김동리는 1913년생으로 해방 이후 한국 문학계에서 활동한 작가인데, 「등신불」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한국적 전통과 현대 사회의 충돌을 다룬 중편입니다. 이 작품은 불상(등신불)이라는 종교적 대상을 통해 근대화 과정 속에서 한국인의 정신적 갈등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습니다.
그때의 배경
해방 이후 한국 문학은 전통과 근대, 동양과 서양이 충돌하는 시대 속에서 한국적 주체성을 모색하던 시기였습니다. 김동리는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의 민간 신앙과 전통 문화를 소설의 소재로 삼으면서도 현실적인 인물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풍을 개발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등신불」은 김동리가 초일상적이고 원형적인 한국 전통의 세계를 문학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근대적 이성과 감정의 충돌을 동등하게 다루는 성숙한 작품성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이후 1981년과 2006년 두 차례 KBS 드라마로 각색되며 세대를 거쳐 재해석되었고, 한국 문학사에서 전통과 근대의 접점을 탐구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뒷이야기
✦ 표제작 「등신불」은 1981년 KBS TV 문학관으로 방영된 후 무려 25년의 시간을 거쳐 2006년에 같은 연출자에 의해 HDTV 문학관으로 재제작되는 특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 김동리는 소설가 손소희, 서영은 등 여러 번의 결혼생활을 했으며, 첫째 형인 김범부는 동양철학자로 활동해 형제가 각각 문학과 철학 영역에서 한국 인문학을 대표했습니다.
✦ 이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김동리만의 '탁월한 문체'와 '빈틈없는 구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들로, 한국적 전통의 심층을 탐구하면서도 동시에 현실적 문제의식을 놓치지 않는 그의 예술적 성숙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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