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민음사 세계문학 고전
말리나 표지

말리나

잉에보르크 바흐만

민음사 · 2010 · 세계문학전집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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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줄거리

무대는 현대의 빈, 과거 제국의 영광과 전쟁의 상흔이 뒤섞여 있는 도시예요.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여성 작가인 '나'는 이 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이반이라는 남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찾으려 해요. 동시에 '나'는 말리나라는 또 다른 남자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 동거는 연인 관계라기보다는 훨씬 더 근원적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결속처럼 그려져요. 이반과의 통화, 만남, 기다림이 '나'의 하루하루를 지배하지만 이반은 관계가 가볍고 부담 없는 선에서 머물기를 바라며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나'는 그런 그의 태도 앞에서 점점 더 불안정해져요. 소설은 대화체, 편지, 꿈의 기록 같은 이질적인 형식들을 오가며 '나'의 내면과 무의식, 그리고 아버지로 상징되는 폭력적인 과거의 기억을 파고들어요. 이야기는 사랑의 서사처럼 시작하지만 점차 언어 자체로 존재를 붙잡으려는, 훨씬 더 깊고 위태로운 자리로 독자를 데려가요.

출판사 소개

오스트리아 문학을 대표하는 지성 잉에보르크 바흐만의 작품 『말리나』. 언어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와 개인, 자아와 타자,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해 고찰한 실험적인 소설이다. 새로운 표상과 과거의 잔상이 공존하는 현대적 도시 빈. 작가인 '나'는 삶의 의미를 오직 이반이라는 남자와의 관계에서만 찾는다. '나'는 그와 함께하는 미래를 조심스럽게 꿈꾸지만 그들의 관계가 가벼운 감정에 머물기를 바라는 이반은 그녀와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한편 '나

작가

잉에보르크 바흐만

잉에보르크 바흐만(1926~1973)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의 시인, 극작가, 소설가로, 전후 독일어권 문학을 대표하는 지성입니다. 비엔나 대학에서 철학, 심리학, 문학을 공부했으며, 언어의 한계와 소통 불가능성을 날카롭게 탐구하는 작품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리나』는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여성의 내면 분열과 부모 세대의 나치즘 트라우마를 엮어낸 혁신적 작품입니다. 1973년 화상으로 생을 마감했는데, 그 죽음 자체가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 독자들의 상상을 자극해왔습니다.

언제, 어떻게 쓰였나

잉에보르크 바흐만이 1971년에 완성한 소설입니다. 바흐만은 1926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언어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이 작품은 그의 마지막 소설이 되었습니다. 바흐만이 암으로 투병 중이던 시기에 이루어진 창작이었어요.

그때의 배경

전후 오스트리아 문학과 유럽 모더니즘의 흐름 속에서, 여성 주체의 내적 삶과 사회적 억압을 심화된 언어 실험으로 표현하려는 시대적 노력이 있었습니다. 당시 페미니즘 문학이 본격화되면서도 여성성을 다층적으로 탐구하는 철학적 소설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왜 중요한가

『말리나』는 여성 주체가 남성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잃어가는 과정을 언어의 해체와 혼란 속에서 묘사함으로써, 페미니즘 문학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을 분리하지 않는 바흐만의 문체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선구적 시도로 평가받으며, 여성성의 억압과 자기 소거에 대한 심층적인 탐구로 오늘날에도 여성 문학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고전입니다.

뒷이야기

✦ 『말리나』는 바흐만이 기획한 '토방 사이클'의 첫 번째 장편으로 완성된 유일한 작품이며, 이후 작품들은 미완성 상태로 남겨졌습니다.

✦ 소설의 제목 '말리나'는 주인공 '나'의 분신이자 정신분석적 자아를 상징하는 남성 인물의 이름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의 경계를 허무는 장치입니다.

✦ 이 소설은 1971년 출간 직후 독일어권에서 페미니스트 비평의 고전으로 재평가되었으며, 바흐만의 조기 사망 이후 그의 진가가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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