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프 본 윌리엄스 대표작·추천 곡
종달새의 비상, 영국 민요의 숨결. 본 윌리엄스의 대표작은 『「종달새의 비상」』, 『토머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그린슬리브스」 환상곡』이에요.
어떤 음악인가
본 윌리엄스의 음악을 한 마디로 말하면 「영국 들판의 숨소리」예요. 종달새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듯 길게 뻗는 선율, 구름 그림자가 지나가듯 은은하게 변하는 화성, 민요에서 길어 올린 소박하고 따뜻한 가락이 특징이에요. 그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활동하며 독일 음악의 영향 아래 있던 영국 음악에 자신만의 목소리, 즉 영국 민요와 튜더 왕조 시대 교회음악의 숨결을 불어넣었어요. 화려하게 과시하기보다는 명상적이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음악이라 처음 듣는 분도 마음이 편안해지실 거예요. 오늘날 영국 콘서트홀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 중 한 사람으로 꼽혀요.
처음 들을 때
본 윌리엄스의 음악은 짧고 뚜렷한 주제를 발전시키기보다, 길게 뻗어나가는 선율이 천천히 모양을 바꾸며 흘러가는 데 귀를 기울여 보세요. 현악기들이 겹겹이 쌓이며 만드는 두텁고 부드러운 화성, 그리고 민요풍의 소박한 가락이 관현악의 색채 속에 스며드는 순간들이 이 음악의 핵심이에요. 「종달새의 비상」에서는 독주 바이올린이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리듬에, 「탤리스 환상곡」에서는 현악 합주가 성당 안에서 울리는 듯한 공간감에 주목해 보시면 좋아요.
어떤 곡부터 들을까
- 「종달새의 비상」 — 종달새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바이올린 선율이 처음 듣는 분도 단번에 사로잡는, 가장 친근한 입문곡이에요.
- 「그린슬리브스」 환상곡 —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그린슬리브스」 선율을 관현악으로 들려주어, 민요에서 비롯된 그의 음악 어법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어요.
- 토머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 튜더 왕조 시대 음악의 울림과 현악 합주의 깊은 음색을 느낄 수 있는, 그의 출세작이자 더 깊이 들어가기 좋은 곡이에요.
실황으로 보기
「종달새의 비상」 — Ralph Vaughan Williams - The Lark Ascending | Janine Jansen, BBC Proms 2003
실황 · Adagietto · 15분
토머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 Fantasia on a Theme by Thomas Tallis, Vaughan Williams, Proms 2012
실황 · E.W.R. Many · 16분
「그린슬리브스」 환상곡 — Vaughan Williams - Fantasia on Greensleeves I WDR Funkhausorchester
실황 · ARD Klassik ·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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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윌리엄스의 삶
본 윌리엄스는 1872년 영국 글로스터셔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스스로는 런던 사람이라 여겼어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집안에서 자랐는데, 어머니 쪽은 도자기 산업가 조지아 웨지우드와 진화론의 찰스 다윈으로 이어지는 유복한 집안이었어요. 여섯 살 무렵부터 이모에게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에 눈을 떴고, 이후 바이올린과 오르간도 익혔어요. 차터하우스 학교를 거쳐 왕립음악대학과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대학에서 공부했고, 패리와 스탠퍼드 등에게 작곡을 배웠지만 학창 시절 그의 재능을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스물세 살에는 런던의 한 교회에서 오르가니스트로 일하며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직접 꾸리는 등, 그에게 음악은 늘 이론이 아니라 현실의 일이었어요.
본 윌리엄스는 늦게 꽃핀 작곡가였어요. 서른다섯이 되도록 자신의 목소리를 찾지 못하다가, 1908년 파리로 건너가 자신보다 세 살 어린 모리스 라벨에게 가르침을 청하면서 전환점을 맞았어요. 라벨은 선율이 아니라 음색으로 관현악을 쓰는 법을 일러주었고, 본 윌리엄스는 이 경험으로 자신만의 관현악 기법을 얻게 됐어요. 같은 시기 그는 왕립음악대학 동창인 구스타프 홀스트와 깊은 우정을 쌓으며 함께 영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800여 곡의 민요와 찬송가를 채집했어요. 1910년, 오랫동안 벼려온 교향곡 1번 「바다」가 리즈 페스티벌에서 초연됐고, 같은 해 그를 유명하게 만든 「토머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도 글로스터 합창 페스티벌에서 처음 연주됐어요. 이 환상곡에는 그가 채집한 튜더 왕조 시대 영국 음악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1914년에는 「종달새의 비상」을 작곡했는데, 이 곡 역시 그의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어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간호병과 포병으로 복무한 뒤, 본 윌리엄스는 1919년 모교 왕립음악대학 교수로 돌아왔고 바흐 합창단 지휘자로도 활동하며 바흐의 종교음악에 평생 애착을 쏟았어요. 1922년 교향곡 3번 「전원」으로 작곡가로서 확고한 지위를 얻었고, 1934년에는 「그린슬리브스 환상곡」을 선보이며 영국 민요의 선율을 관현악으로 아름답게 풀어냈어요. 만년에는 난청으로 고생했지만 창작열은 오히려 더 뜨거워져서, 70세에 교향곡 5번을 발표한 뒤에도 16년간 네 곡의 교향곡을 더 썼어요. 마지막 교향곡 9번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85세에 완성됐고 3개월 전에 초연됐어요. 1958년 86세로 타계했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되었으며, 그가 평생 채집하고 가다듬은 영국 민요의 숨결은 오늘날까지 영국 음악의 중요한 뿌리로 남아 있어요.
- 1872 글로스터셔 다운 앰프니에서 태어남
- 1892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대학에 입학
- 1897 애들린 피셔와 결혼, 베를린에서 막스 브루흐에게 사사
- 1903 영국 민요 채집을 시작함
- 1907 첫 중요작 「미지의 국토로」 발표
- 1908 파리로 가서 모리스 라벨에게 배움
- 1910 「토머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과 교향곡 1번 「바다」 초연
- 1914 「종달새의 비상」 작곡, 교향곡 2번 「런던」 발표
- 1922 교향곡 3번 「전원」으로 작곡가로서 지위 확립
- 1934 「그린슬리브스 환상곡」 발표, 홀스트 타계
- 1958 교향곡 9번 녹음 전야에 타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
알아 두면 재미있는 것
- 본 윌리엄스는 라벨보다 세 살 많았지만 그에게 제자로 가르침을 청했어요. 라벨은 훗날 그를 두고 「내 음악을 쓰지 않은 유일한 나의 제자」라고 평했어요.
- 첫 레슨에서 라벨이 모차르트풍 미뉴에트를 과제로 내주자 본 윌리엄스는 「모차르트의 미뉴에트나 쓰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라며 반발했지만, 이 충돌 덕분에 두 사람은 오히려 가까운 친구가 됐어요.
- 구스타프 홀스트와는 왕립음악대학 시절부터 평생 가장 가까운 음악적 동반자였고, 서로의 미완성 곡을 들려주며 비평해 주는 사이였어요.
- 그는 1903년부터 영국 전역을 다니며 찬송가와 민요, 뱃노래까지 800여 곡을 채집했는데, 선율만 남고 가사가 사라진 곡은 작사가에게, 가사만 남은 곡은 동료 작곡가에게 복원을 의뢰하기도 했어요.
- 평생 무신론과 불가지론에 가까웠지만 숱한 종교곡을 남겼고, 바흐의 종교음악은 타계 직전까지 해마다 거르지 않고 지휘할 만큼 깊이 애착을 가졌어요.
- 교향곡 9번 첫 녹음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녹음 세션을 앞둔 전날 밤 세상을 떠났어요.
협주곡 1곡
- 「종달새의 비상」 협주곡 · 15분
관현악 2곡
- 토머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관현악 · 16분
- 「그린슬리브스」 환상곡 관현악 · 5분
근현대 시대 1900~1945
드뷔시의 색채, 스트라빈스키의 리듬, 쇤베르크의 무조. 20세기 전반은 음악의 언어 자체가 여러 갈래로 갈라진 시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