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라벨 대표작·추천 곡
볼레로, 정밀한 시계공. 라벨의 대표작은 『볼레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 『피아노 협주곡 G장조』예요.
어떤 음악인가
라벨의 음악을 한 번 들으면, 음표 하나하나가 보석처럼 깎여 있다는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드뷔시와 함께 인상주의 작곡가로 묶이곤 하지만, 그는 안개처럼 번지는 색채보다 정교한 설계도를 더 좋아했던 사람이에요. 가장 유명한 《볼레로》는 발전도 변주도 없이 똑같은 리듬과 선율이 점점 커지기만 하는, 지독하게 단순하면서도 지독하게 치밀한 실험이고요. 스트라빈스키가 그를 「스위스 시계 장인」이라 불렀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그의 음악은 감정을 쏟아내기보다 한 치의 오차 없이 맞춰 넣는 쪽에 가까워요. 피아노곡 하나를 오케스트라로, 다시 오케스트라를 피아노로 옮겨 다니며 소리의 질감을 바꾸는 솜씨도 라벨 음악을 듣는 중요한 재미 중 하나예요.
처음 들을 때
라벨을 처음 들을 때는 선율이 흘러가는 방향보다, 같은 리듬이나 짧은 동기가 얼마나 정교하게 반복되고 쌓이는지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오케스트라 악기 하나하나의 음색을 또렷이 구분해 쓰는 솜씨가 두드러지니, 어떤 악기가 멜로디를 받아 가는지 따라가 보는 것도 좋아요. 피아노곡에서는 화려해 보이지만 결코 즉흥적이지 않은, 정밀하게 계산된 어려운 기교가 느껴질 거예요. 감정이 격렬하게 폭발하기보다 차분하고 투명한 구조 안에서 서서히 쌓여 가는 긴장을 즐기시면 라벨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어요.
어떤 곡부터 들을까
- 볼레로 — 같은 리듬과 선율이 점점 커지기만 하는 가장 유명한 곡이라, 라벨의 집요한 정밀함을 가장 쉽게 느낄 수 있어요.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 — 음악원 시절에 쓴 짧고 우아한 곡으로, 라벨 특유의 섬세한 정서를 부담 없이 맛볼 수 있어요.
- 쿠프랭의 무덤 — 바로크를 끌어안은 신고전주의 색채가 선명해서, 라벨의 또 다른 면모로 넘어가기 좋아요.
-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 — 관현악 편곡의 정수를 보여 주는 발레 모음곡으로, 색채와 균형을 더 깊이 들어 볼 수 있어요.
- 밤의 가스파르 — 극도로 어려운 피아노곡으로, 라벨 음악의 밀도와 치밀함을 끝까지 따라가 보고 싶을 때 들어 보세요.
실황으로 보기
볼레로 — Ravel : Bolero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실황 · France Musique concerts · 18분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 — RAVEL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conducted by Esa-Pekka Salonen
실황 · Philharmonia Orchestra · 8분
피아노 협주곡 G장조 — Martha Argerich: Ravel - Piano Concerto in G Major | Nobel Prize Concert 2009
실황 · EuroArtsChannel · 23분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 — Ravel: Daphnis et Chloé – 2. Suite ∙ hr-Sinfonieorchester ∙ Alain Altinoglu
실황 · 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 20분
라 발스 — Ravel: La Valse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 Mikko Franck)
실황 · France Musique concerts · 12분
밤의 가스파르 — Maurice Ravel - Gaspard de la Nuit | performance by Joaquín Achúcarro
실황 · EuroArtsChannel · 24분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 — Ravel : L'Enfant et les Sortilèges (Jodie Devos / Clara Guillon / Chloé Briot ...)
실황 · France Musique concerts · 45분
쿠프랭의 무덤 — Ravel: Le tombeau de Couperin ∙ hr-Sinfonieorchester ∙ Jaime Martín
실황 · 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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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의 삶
라벨은 스페인 국경 근처 시부르에서 바스크계 어머니와 스위스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공학자이자 발명가였지만 음악과 문화에도 관심이 깊어서, 어린 라벨의 음악적 재능을 일찍부터 알아보고 키워 주었어요. 열네 살에 파리 음악원에 들어가 피아노와 작곡에서 두각을 보였고, 재학 중 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현악 4중주곡 바장조》가 새로운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어요. 음악원에서는 가브리엘 포레에게 배웠지만 보수적인 교수진과는 맞지 않았고, 로마대상을 받을 만한 재능이 있었음에도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며 스캔들이 일기도 했어요. 결국 그는 음악원을 떠나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음악원을 나온 뒤 라벨은 재즈, 아시아 음악, 유럽 각지의 민요와 스페인 음악에서 영향을 받으며 독자적인 스타일을 완성해 갔어요. 《셰에라자드》, 《거울》, 《밤의 가스파르》 같은 피아노곡들, 그리고 발레 음악 《다프니스와 클로에》 등 지금도 널리 연주되는 대표작들이 이 시기에 쏟아져 나왔어요.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지자 애국심에 군대에 지원했지만 몸이 약해 전투병이 아니라 부상병을 후송하는 운전병으로 복무했어요. 전쟁 중과 그 이후에도 그는 느리고 세심하게, 다른 작곡가들보다 적은 수의 작품을 한 땀 한 땀 써 내려갔어요. 이 무렵 그의 이름은 국제적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자리잡아 갔어요.
1920년대와 1930년대에 라벨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살아 있는 최고의 작곡가로 평가받았고, 《볼레로》와 두 편의 피아노 협주곡 같은 후기 걸작들을 이 시기에 완성했어요. 1932년 심한 교통사고를 당한 뒤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고, 1937년 건강을 되찾기 위한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어요.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고 사생활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지만, 잘생긴 외모로 사교계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해요. 그가 남긴 피아노곡, 실내악, 협주곡, 발레 음악, 오페라, 가곡집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의 무대에서 끊임없이 연주되고 있어요.
- 1875 프랑스 바스크 지방 시부르에서 태어남
- 1889 파리 음악원 입학
- 1899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작곡
- 1903 현악 4중주곡 바장조 완성
- 1908 《밤의 가스파르》 작곡
- 1912 《다프니스와 클로에》 완성
- 1917 《쿠프랭의 무덤》 작곡
- 1920 《라 발스》 완성
- 1928 《볼레로》 작곡
- 1932 심한 교통사고로 건강 악화
- 1937 수술 실패로 사망
알아 두면 재미있는 것
- 라벨은 교향곡이나 교회 음악을 단 한 곡도 쓰지 않았어요. 그의 작품 세계는 피아노곡, 실내악, 발레, 오페라, 가곡집 같은 장르에 집중돼 있어요.
- 스트라빈스키는 복잡하고 정교한 라벨의 음악을 두고 그를 「스위스 시계 장인」이라고 불렀어요.
- 라벨은 많은 곡을 먼저 피아노곡으로 쓴 뒤 나중에 오케스트라용으로 다시 편곡했어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쿠프랭의 무덤》이 그런 경우예요.
- 무소륵스키의 피아노곡 《전람회의 그림》을 관현악으로 편곡한 1922년 버전은 라벨 자신의 작품만큼이나 유명해요.
- 피아노곡 《밤의 가스파르》는 연주가 극도로 어렵기로 악명 높고, 관현악곡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균형 잡힌 해석이 필요한 난곡으로 꼽혀요.
- 라벨은 녹음 기술이 음악을 널리 퍼뜨릴 거라 일찍부터 내다본 작곡가 중 한 사람이었어요. 연주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자기 작품이 어떻게 들려야 하는지 감독하려고 직접 녹음에 참여했어요.
협주곡 3곡
- 피아노 협주곡 G장조 협주곡 · 22분
- 치간 협주곡 · 10분
-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D장조 협주곡 · 19분
관현악 4곡
- 볼레로 관현악 · 15분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 관현악 · 6분
- 라 발스 관현악 · 12분
- 「어미 거위」 모음곡 관현악 · 17분
실내악 3곡
- 현악 사중주 실내악 · 28분
-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실내악 · 17분
- 피아노 삼중주 A단조 실내악 · 28분
피아노 4곡
오페라 1곡
-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 오페라 · 45분
가곡·합창 1곡
- 세헤라자드 가곡·합창 · 17분
발레 1곡
-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 발레 · 17분
근현대 시대 1900~1945
드뷔시의 색채, 스트라빈스키의 리듬, 쇤베르크의 무조. 20세기 전반은 음악의 언어 자체가 여러 갈래로 갈라진 시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