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대표작·추천 곡
권력 아래서 쓴 열다섯 교향곡. 쇼스타코비치의 대표작은 『교향곡 5번』, 『「버라이어티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중 왈츠 2번』,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에요.
어떤 음악인가
쇼스타코비치는 교향곡과 현악 사중주를 각각 열다섯 곡씩 남긴, 소비에트 연방이라는 특수한 체제 아래서 평생을 작곡한 러시아 작곡가예요. 그의 음악은 강렬한 대조와 그로테스크한 유머,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조성감이 특징이라서, 밝은 선율이 흐르다가도 갑자기 날카롭고 냉소적인 소리로 돌변하곤 해요. 당대 최고의 유명 작곡가였지만 동시에 정부로부터 두 차례나 공개적으로 비판받았고, 그 경험이 음악 안에 늘 긴장감으로 스며 있어요. 그래서 그의 곡을 들을 때는 「이 아름다운 선율 뒤에 다른 뜻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하고 한 번 더 귀 기울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구스타프 말러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기만의 날카로운 색채를 만들어낸, 20세기를 대표하는 교향곡 작곡가예요.
처음 들을 때
쇼스타코비치를 들을 때는 먼저 리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행진곡처럼 반복되는 리듬이 점점 커지면서 위협적으로 변하는 순간이 자주 나와요. 또 하나는 선율의 표정인데, 분명 밝은 장조인데도 어딘가 비꼬는 듯하거나 서글픈 느낌이 섞여 있는 그로테스크한 대목들을 눈여겨보면 좋아요. 금관과 타악기가 거칠게 터져 나오는 클라이맥스와, 그 직후 찾아오는 썰렁할 정도로 조용한 독주 악기의 대비도 그의 트레이드마크예요. 겉으로 웅장한 교향곡 형식을 따르면서도 그 안에서 조성을 자꾸 흔들어 놓는 점을 느끼면서 들으면, 왜 그의 음악이 늘 「진짜 속뜻이 뭘까」 싶게 만드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어떤 곡부터 들을까
- 교향곡 5번 — 그의 이름을 다시 세운 대표작이자 가장 널리 사랑받는 교향곡으로, 긴장과 해방이 번갈아 오는 쇼스타코비치 특유의 드라마를 처음 느끼기에 좋아요.
- 「버라이어티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중 왈츠 2번 —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와 달리 이렇게 유쾌하고 친근한 왈츠도 썼다는 걸 보여주는 곡이라, 가볍게 다음 걸음을 떼기 좋아요.
- 첼로 협주곡 1번 E♭장조 — 첼로 협주곡 1번은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팽팽하게 맞서는 구성이라, 그의 교향곡적 긴장감을 작은 편성에서도 맛볼 수 있어요.
- 현악 사중주 8번 — 현악 사중주 8번은 그의 내밀한 목소리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곡이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고 싶을 때 들으면 좋아요.
실황으로 보기
교향곡 5번 — Shostakovich - Symphony No. 5 | Semyon Bychkov | WDR Symphony Orchestra
실황 · ARD Klassik · 45분
「버라이어티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중 왈츠 2번 — Shostakovich - Waltz No. 2 |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Waldbühne 2011)
실황 · EuroArtsChannel · 3분
피아노 협주곡 2번 — Shostakovich: Piano Concerto No.2 in F major, op.102/Krzysztof URBAŃSKI, Anna TSYBULEVA/TM
실황 · 東京都交響楽団 / Tokyo Metropolitan Symphony Orchestra · 24분
현악 사중주 8번 — David Oistrakh Quartet - Shostakovich String Quartet No. 8 at Glafsfjorden Festi
실황 · Glafsfjordens musikfestival · 21분
피아노 협주곡 1번 C단조 — Shostakovich Concerto no. 1 | Yeol Eum Son / Alexandre Baty & Going Home Project
실황 · 손열음 YEOL EUM SON · 23분
교향곡 7번 C장조 「레닌그라드」 — Schostakowitsch: 7. Sinfonie (»Leningrader«) ∙ hr-Sinfonieorchester ∙ Klaus Mäkelä
실황 · 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 83분
교향곡 8번 C단조 — Schostakowitsch – Sinfonie Nr. 8 c-Moll op. 65 | Teodor Currentzis | SWR Symphonieorcheste
실황 · ARD Klassik · 68분
재즈 모음곡 1번 — Shostakovich Jazz Suite No. 1 conducted by Peter Wilson
실황 · PeterWilsonMusician · 8분
가입은 30초 · 이메일·전화번호 없이 책비가 뭐예요? ›
쇼스타코비치의 삶
쇼스타코비치는 1906년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어요. 아홉 살 때부터 어머니에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한 번 들은 곡을 외워서 치는 재능이 남달랐대요. 1919년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해 작곡과 피아노를 함께 공부했고, 작곡은 막시밀리안 슈테인베르크에게 배웠어요. 음악원 졸업 작품으로 쓴 교향곡 1번이 토스카니니, 브루노 발터 같은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에 의해 연주되면서 스무 살도 안 된 나이에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어요.
1930년대에 그는 오페라 「코」와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잇따라 발표하며 전위적인 작곡가로 떠올랐어요. 그런데 1936년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가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음악이 아니라 혼란」이라며 비판하면서 그의 입지가 크게 흔들려요. 이 충격 속에서 완성한 교향곡 5번(1937)이 뜻밖의 큰 호평을 받으며 다시 명성을 되찾았고, 1941년 독일이 레닌그라드를 침공했을 때는 그곳에서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를 작곡했어요. 이 곡은 토스카니니가 지휘하는 NBC 교향악단의 연주로 미국 전역에 중계될 만큼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고, 뒤이어 전쟁의 고통을 담은 교향곡 8번도 썼어요. 이 시기 그는 페테르부르크 음악원과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작곡 교수로도 일했어요.
전쟁이 끝난 뒤 쓴 가볍고 경쾌한 교향곡 9번이 스탈린의 기대와 어긋나면서, 1948년 안드레이 즈다노프의 주도 아래 또 한 번 형식주의자로 비난받았어요. 이 때문에 스탈린이 사망하는 1953년까지는 교향곡을 쓰지 않고 주로 선전용 영화음악만 작곡했어요. 스탈린이 죽은 바로 그해 10월, 8년 만에 교향곡 10번을 발표하며 다시 작곡 활동을 재개했고, 이후 11번부터 15번까지 교향곡을 꾸준히 써 나갔어요. 마지막 교향곡인 15번을 쓸 당시 그는 심근경색으로 투병 중이었고, 끝내 1975년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는 교향곡과 현악 사중주 각 열다섯 곡, 오페라와 여섯 개의 협주곡 등 방대한 유산을 남겼어요.
- 1906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남
- 1919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
- 1925 졸업 작품인 교향곡 1번을 완성
- 1927 제1회 쇼팽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입상
- 1934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발표
- 1936 「프라우다」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음
- 1937 교향곡 5번으로 명예를 회복
- 1941 레닌그라드에서 교향곡 7번 작곡
- 1948 즈다노프 비판으로 형식주의자로 재차 비난받음
- 1975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남
알아 두면 재미있는 것
-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은 초연 당시 성공을 거뒀지만, 「프라우다」로부터 「음악이 아니라 혼란」이라는 혹평을 받은 뒤 상연이 금지되었고, 1979년에야 다시 무대에 올랐어요.
- 1927년 제1회 쇼팽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 소련 대표로 출전했는데, 대회 첫날 맹장염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도 결선까지 올랐어요.
- 교향곡 4번은 1936년에 완성되었지만 초연 일정이 취소되어, 무려 25년이 지난 1961년에야 처음 연주되었어요.
-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는 히틀러의 레닌그라드 침공 전에 이미 구상되었던 곡이라서, 전쟁에 대한 단순한 반응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쇼스타코비치 스스로 훗날 밝혔어요.
- 그를 비판했던 「프라우다」조차 교향곡 7번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 곡은 레닌그라드 시에 헌정되어 스탈린상을 받기도 했어요.
- 교향곡 13번 「바비 야르」는 1962년 초연 이후에도 소련 당국의 개입을 받는 등, 검열이 완화된 뒤에도 그의 음악은 종종 정치적 간섭을 받았어요.
교향곡 4곡
- 교향곡 5번 교향곡 · 45분
- 교향곡 7번 C장조 「레닌그라드」 교향곡 · 1시간 15분
- 교향곡 8번 C단조 교향곡 · 1시간 5분
- 교향곡 10번 E단조 교향곡 · 50분
협주곡 3곡
- 피아노 협주곡 2번 협주곡 · 20분
- 피아노 협주곡 1번 C단조 협주곡 · 22분
- 첼로 협주곡 1번 E♭장조 협주곡 · 28분
관현악 2곡
- 「버라이어티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중 왈츠 2번 관현악 · 4분
- 재즈 모음곡 1번 관현악 · 9분
실내악 3곡
- 현악 사중주 8번 실내악 · 20분
- 피아노 오중주 G단조 실내악 · 32분
- 피아노 삼중주 2번 E단조 실내악 · 27분
피아노 1곡
- 24개의 전주곡과 푸가 피아노 · 2시간 30분
오페라 1곡
-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오페라 · 2시간 30분
근현대 시대 1900~1945
드뷔시의 색채, 스트라빈스키의 리듬, 쇤베르크의 무조. 20세기 전반은 음악의 언어 자체가 여러 갈래로 갈라진 시대예요.